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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권: 기억과 죄의 성찰 (현재의 자신에 대한 고백, 기억의 본질, 죄와의 싸움)

by modeoflife 2025. 4. 6.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제10권은 그의 서술이 과거의 회고에서 현재의 내면적 성찰로 전환되는 중대한 전환점을 이룹니다. 제1권부터 제9권까지는 유년기의 방황, 청년기의 갈등, 회심, 세례, 그리고 어머니 모니카의 죽음에 이르는 삶의 여정을 다루었으나, 제10권에서는 그가 이 책을 집필하는 시점—서기 397년경, 약 43세—의 현재 모습을 깊이 탐구합니다. 이 시기는 그가 히포 레기우스(Hippo Regius)에서 사제로 봉사하며 기독교 신앙 안에서 성숙한 삶을 살아가던 때로, 그는 과거의 회고를 넘어 “지금의 나도 하나님 앞에 드러내야 한다”(nunc quoque me ipsum coram te confiteor)는 자세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고백합니다. 이 권은 기억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신학적 묵상과 여전히 남아 있는 죄와의 싸움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의 신앙이 단순한 과거의 결론이 아니라 현재에도 살아 숨 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과거의 큰 방황을 끝낸 상태입니다. 그는 마니교의 이단적 신앙, 세속적 명예에 대한 욕망, 육체적 유혹을 버리고, 387년 부활절에 밀라노에서 암브로시우스 주교에게 세례를 받으며 기독교 신자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그는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자신이 죄에서 완전히 해방된 존재가 아니라고 고백합니다. 그는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내가 죄에서 자유로워졌는가?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인가?”(baptizatus sum, numquid peccator non sum?)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현재의 연약함과 불완전함을 솔직히 드러냅니다. 그는 일상 속에서 미묘한 유혹과 약함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묘사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시장에서 갓 구운 빵의 냄새에 끌리거나, 길을 걷다 새소리와 악기의 선율에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을 언급합니다. 또한 누군가의 칭찬을 들으면 기쁨을 느끼지만, 그 기쁨이 교만으로 변질될까 두려워합니다. 그는 “주님, 제 안의 모든 것을 보세요. 저를 아세요”(Domine, vide omnia mea, tu me nosti)라고 기도하며, 이 고백이 단순한 자기 비판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심화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 권에서 그는 기억(memory)의 본질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신학적 탐구를 펼칩니다. 그는 “기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이토록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가?”(quid est memoria mea?)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억의 신비에 깊이 감탄합니다. 그는 기억을 단순히 과거를 저장하는 수동적 공간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기억이 유년기의 장난, 친구들과 나눈 웃음, 모니카의 기도, 회심의 눈물과 같은 생생한 경험을 재현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또한 지적 능력의 저장소로서 기억을 조명합니다. 그는 수사학 교사 시절 배운 문법 규칙, 플라톤주의 철학에서 얻은 영적 통찰, 시장에서 물건 값을 계산한 사소한 지식까지 기억 속에 보존되어 있다고 기록합니다. 그는 감정의 영역으로도 확장합니다. 그는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제4권), “들고 읽어” 사건의 감격(제8권), 모니카의 마지막 미소(제9권)를 생생히 떠올리며, “이 모든 것이 내 기억 안에 있다”(omnia in memoria mea sunt)고 감탄합니다. 그는 기억을 끝없이 넓고 깊은 공간으로 묘사하며, 그 신비로운 능력에 놀라움을 표합니다.

그는 기억을 통해 하나님을 탐구하려는 신학적 시도를 이어갑니다. 그는 “내 기억 속에 하나님도 계신가? 내가 주님을 잊었을 때도 주님은 나를 기억하셨는가?”(esne tu, Domine, in memoria mea?)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기억의 깊이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찾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죄를 떠올리며 회개하고, 회심의 순간을 기억하며 감사합니다. 그는 “기억은 내 안에 있지만, 나보다 더 큰 존재가 주신 선물이다”(memoria mea in me est, sed donum tuum est)고 결론짓습니다. 그는 기억의 광활함을 자연에 비유합니다. 그는 “산과 바다, 하늘과 별, 세상의 모든 풍경이 내 기억에 담겨 있다”(montes et maria, caelum et stellae in memoria mea sunt)고 묘사하며, 이 모든 창조물이 하나님의 손길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며 “이 모든 것을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다”(tu fecisti haec omnia)라고 찬양합니다. 그는 기억을 단순한 개인적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창조를 묵상하는 신비로운 통로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 놀라운 기억 속에서 죄의 흔적도 발견합니다. 그는 “내 마음은 넓지만, 그 안에는 어두운 구석도 있다”(lata est memoria mea, sed sunt tenebrae in ea)고 고백하며, 기억이 죄의 잔재를 보존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는 과거의 큰 죄—방탕, 교만, 욕망—는 버렸으나, 현재 일상에서 미묘한 유혹이 남아 있다고 기록합니다. 그는 꿈속에서의 경험을 예로 듭니다. 그는 잠을 자다 과거의 육체적 쾌락이 떠오르면 깜짝 놀라 깨어나며, “깨어 있을 때는 이기지만, 잠들면 흔들린다”(vigilans vinco, dormiens titubo)고 묘사합니다. 그는 또한 타인의 인정에 대한 갈등을 드러냅니다. 누군가 “당신은 훌륭하다”고 칭찬하면 기뻤지만, 그 기쁨이 자만으로 이어질까 두려워합니다. 그는 “내가 칭찬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주님의 영광을 원하는 것인가?”(laudem hominum quaero an gloriam tuam?)라고 자문하며, 이 갈등을 하나님께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그는 다섯 가지 감각(sight, hearing, smell, taste, touch)과 관련된 유혹을 구체적으로 성찰합니다. 그는 “감각은 하나님의 선물인데, 왜 이로 인해 죄를 짓는가?”(sensus mei donum tuum sunt, cur peccavi per eos?)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는 시각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그 아름다움에 과도하게 몰입하여 하나님을 잊을까 염려합니다. 그는 꽃밭의 색채나 석양의 빛을 떠올리며 감탄하지만, 그 감탄이 세속적 즐거움에 머물지 않도록 경계합니다. 그는 청각에서도 유혹을 느낍니다. 그는 교회 찬송가의 선율에 감동하지만, 그 음악에만 취해 말씀의 의미를 놓칠까 두려워합니다. 그는 “노래가 마음을 움직이지만, 말씀이 더 중요하다”(cantus movet animam, sed verbum est superius)고 강조합니다. 그는 후각으로 향기로운 냄새에 끌립니다. 그는 시장에서 나는 빵 냄새나 꽃 향기에 욕심이 생기며, 그 욕심을 경계합니다. 그는 미각에서도 약함을 드러냅니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더 먹고 싶어지는 욕망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고백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촉각에서 유혹을 느낍니다. 그는 부드러운 천의 감촉이나 따뜻한 햇볕에 쾌락을 느끼며, 이를 조절하려 합니다. 그는 감각의 즐거움을 하나님의 선물로 인정하지만, 그것이 주인이 되지 않도록 은혜를 구합니다.

그는 죄와의 싸움에서 자신의 한계를 깊이 인정합니다. 그는 “내 힘만으로는 이 유혹을 이길 수 없다”(non possum vincere peccatum mea virtute)고 고백하며, 인간 의지의 연약함을 드러냅니다. 그는 과거에는 방탕과 명예에 사로잡혔으나, 현재는 더 은밀한 죄—교만, 게으름, 질투, 분노—와 싸웁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면 질투가 생기고, 기도할 시간이 있어도 게을러지는 순간을 언급합니다. 그는 “주님, 저를 깨끗하게 해주세요”(Domine, purga me)라고 기도하지만, 그 기도 속에서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가? 아직 세상을 사랑하는가?”(vere volo an mundum adhuc amo?)라는 고민을 드러냅니다. 이 솔직함은 그의 신앙의 깊이와 성숙함을 보여줍니다. 그는 이 싸움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에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제10권은 아우구스티누스가 현재의 자신을 깊이 성찰하며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는 기억의 신비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를 찬양하고, 죄와의 싸움에서 은혜의 필요성을 깨닫습니다. 그는 “내가 완전하지 않지만, 주님께서 나를 붙잡아주세요”(non sum perfectus, sed tu me tenes)라고 고백하며, 신앙이 과거의 회심으로 완결되지 않고 현재에도 지속되는 여정임을 강조합니다. 이 권은 그의 신앙이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모습을 드러내며, 과거의 이야기를 넘어 현재의 고백으로 확장됩니다.

이 권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진심과 신학적 깊이를 조화롭게 담아냅니다. 그는 기억의 놀라움을 탐구하고, 죄의 연약함을 고백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세요”(Domine, adiuva me)라고 기도합니다. 제10권은 그의 내면이 하나님 앞에 열리는 시기로, 신앙의 깊은 묵상과 인간적 고백이 얽혀 있습니다. 그는 이 시기의 경험을 신학적 성찰의 도구로 삼아, 기억의 신비와 죄와의 싸움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제시합니다.

제10권은 그의 신앙 여정에서 과거의 회고를 넘어 현재의 삶으로 초점을 옮기며, 신앙이 지속적인 성찰과 은혜의 과정을 요구함을 보여줍니다. 그는 히포에서의 현재를 하나님께 드리며, “주님만이 나의 참된 기쁨이고, 나의 안식처다”(tu es gaudium meum verum, tu es requies mea)라고 고백합니다. 이 권은 그의 신앙이 삶 속에서 숨 쉬는 모습을 상세히 담아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깨달음과 평화를 전합니다.

 

 

#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고백록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