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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란 무엇인가

by modeoflife 2025. 4. 7.

 

신화란 무엇인가

신약성경의 신학적 탐구는 그 텍스트가 뿌리내린 신화적 구조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루돌프 불트만의 신학에서 신화는 단순히 허구적이거나 비과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고대 세계의 인간이 자신의 존재와 우주를 해석하려는 근본적 표현 방식으로 이해된다. 불트만은 신약성경의 신화적 요소—기적, 부활, 초자연적 개입—를 신앙의 본질로 보지 않고, 그것을 통해 전달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담는 역사적·문화적 형식으로 간주했다. 신화의 본질을 규명하는 작업은 신약의 메시지를 현대인의 실존적 경험으로 재구성하려는 불트만의 비신화화(Demythologization) 이론의 출발점이다. 여기서는 신화의 개념을 정의하고, 그 기원, 기능, 한계를 신약성경의 맥락에서 자세히 분석한다.

신화의 정의와 특징

신화는 초월적 힘과 인간 세계의 상호작용을 서술하는 이야기로, 초자연적 사건과 존재를 통해 현실 너머의 의미를 드러낸다. 신약성경에서는 신화가 삼층 우주론(하늘, 땅, 지하), 하나님의 직접적 개입, 천사와 악령의 활동, 종말론적 비전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예수의 승천(사도행전 1:9-11)은 하늘로 올라가는 신화적 이미지로 묘사되며, 요한계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요한계시록 21:1)은 신화적 상징을 통해 하나님의 궁극적 구원을 표현한다. 이러한 신화적 내러티브는 물리적 법칙이나 경험적 검증을 초월하며, 당시 사람들에게는 세계와 신의 관계를 설명하는 자연스러운 틀이었다.

 



불트만은 신화를 과학적 설명의 대립물로 보지 않았다. 신화는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인간 실존의 깊은 차원을 초월적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대 세계관에서 자연과 초자연의 경계가 모호했던 맥락과 연결된다. 신약성경의 신화적 요소는 단순히 장식적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죄, 죽음, 구원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담고 있다. 예수의 폭풍을 잠잠케 하는 기적(마가복음 4:35-41)은 자연을 통제하는 초자연적 권능을 넘어, 두려움과 혼란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신뢰하는 신앙의 상징으로 기능했다.

신화의 역사적·문화적 기원

신약성경의 신화적 구조는 1세기 유대-헬레니즘 세계의 문화적 토양에서 비롯된다. 유대교의 전통은 구약성경에서 이미 신화적 표현을 풍부히 사용했다. 모세의 홍해 가르기(출애굽기 14:21-22), 엘리야의 하늘로의 승천(열왕기하 2:11)은 하나님의 권능을 신화적 사건으로 묘사하며, 이는 신약성경에 계승되었다. 헬레니즘 문화는 신적 존재와 운명론적 세계관을 제공하며 신약의 신화적 언어를 더욱 다층적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요한복음의 로고스 개념(요한복음 1:1)은 유대교의 지혜 전통과 헬레니즘 철학의 융합을 반영한다.

당시 사람들은 초자연적 사건을 현실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병은 악령의 작용(마가복음 5:1-13), 기적은 하나님의 개입(요한복음 11:43-44)으로 이해되었다. 신약 저자들은 이러한 신화적 세계관을 활용하여 예수의 사역을 메시아적 구원자로 증언했다. 예수의 세례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처럼 내려오는 장면(마태복음 3:16-17)은 신화적 상징으로 그의 신적 권위를 드러낸다. 불트만은 이 신화적 언어가 당시 공동체에게는 실존적 진리로 경험되었다고 보았다. 신화는 단순한 상상력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삶을 초월적 의미 속에서 이해하려는 실질적 도구였다.

신화의 신학적 기능

신약성경에서 신화는 중요한 신학적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하나님의 초월성을 강조한다. 기적과 초자연적 사건은 하나님의 권능이 인간 세계를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수가 물 위를 걷는 이야기(마태복음 14:22-33)는 그의 신적 정체성을 상징하며,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을 신뢰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둘째, 구원의 보편성을 표현한다. 부활(고린도전서 15:3-4)은 죽음의 필연성을 극복하는 하나님의 약속을 신화적 형식으로 제시하며, 모든 인류를 향한 구원의 희망을 담는다. 셋째, 공동체 신앙을 강화한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신화적 내러티브를 통해 예수의 사역을 하나님의 구원 계획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형성했다(사도행전 2:32-36).

불트만은 신화가 단순히 신학적 장식이 아니라, 인간 실존과 하나님의 관계를 중재하는 매개체로 보았다. 예를 들어, 예수의 오병이어 기적(마가복음 6:30-44)은 물질적 풍요를 넘어, 공동체 안에서의 나눔과 신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실존적 사건으로 이해된다. 신화는 당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언어였으며, 신앙 공동체의 삶 속에서 실질적 의미를 가졌다.

신화의 현대적 도전

그러나 신화는 시대적 한계를 지닌다. 신약성경의 신화적 언어는 1세기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웠지만, 현대인의 과학적 세계관과는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현대인은 자연현상을 인과적 법칙으로 설명하며, 초자연적 개입을 회의적으로 본다. 예수의 부활을 물리적 소생으로, 기적을 자연 법칙의 위반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과학적 합리성과 양립하기 힘들다. 불트만은 이 문제를 신약 신학의 핵심 과제로 인식했다. 신화적 형식에 집착하면 신약의 메시지가 현대인에게 닿지 못하고, 고대 유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한다.

불트만은 신화가 신약성경의 본질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형식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신화적 구조는 신약의 역사적 기원에서 불가피한 요소지만, 그 문자적 사실성을 고집하는 것은 신학의 과제가 아니다. 오히려 신화 속에 숨겨진 실존적 의미—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 새 생명을 향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초대—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예수의 병자 치유(마가복음 1:29-34)는 초자연적 기적이 아니라, 인간의 소외와 고통에서 해방되는 실존적 회복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불트만의 관점에서 본 신화

불트만의 신학에서 신화는 폐기해야 할 오류가 아니라, 재해석해야 할 유산이다. 신약성경의 신화적 내러티브는 초자연적 사건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인간 실존의 궁극적 질문을 담고 있다. 바울의 부활 신학(고린도전서 15:42-44)은 신화적 형식으로 포장된 구원의 메시지이며, 그 본질은 육체적 소생이 아니라 영적 변혁이다. 불트만은 신화를 신앙의 장애물로 보지 않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현대인의 실존으로 번역할 가능성을 보았다. 신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신약 신학에서 단지 개념적 정의를 넘어, 신약의 메시지를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진리로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다. 본 절은 신화의 본질과 기능을 심층적으로 탐구함으로써, 불트만의 비신화화가 신약성경의 신화적 구조를 어떻게 다루는지 그 기초를 마련한다.

 

# 역사적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 – 루돌프 불트만 관점의 신약 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