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제4권은 그의 청년기, 대략 20대 초반에 해당하는 시기를 다루며, 그의 신앙 여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는 장입니다. 제3권에서 카르타고에서의 학문적 추구와 마니교로의 첫 접촉을 고백했다면, 제4권에서는 고향 타가스테로 돌아와 수사학 교사로 활동을 시작한 시기를 회고합니다. 이 시기는 서기 373년경에서 375년경으로 추정되며, 그는 약 19세에서 21세 사이였습니다. 이 권은 마니교 신앙의 지속, 점성술에 대한 일시적 관심, 그리고 절친한 친구의 죽음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장은 그의 지적 방황과 감정적 고난을 상세히 드러내며, 이후 하나님께로 향하는 신앙적 깨달음의 밑거름이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타가스테로 돌아온 아우구스티누스는 수사학 교사로서 생계를 꾸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카르타고에서 연마한 말솜씨와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역 사회에서 일정한 인정과 존경을 받았다고 기록합니다. 그러나 그는 외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내면적으로 불안과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여전히 마니교 신앙에 깊이 몰두해 있었으며, 이 이단적 믿음이 삶의 중대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마니교는 선과 악을 빛과 어둠이라는 두 대립적인 원리로 설명하며, 세상의 고통을 물질적 본성과 악의 독립적 존재로 돌리는 교리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왜 세상에 고통과 악이 존재하는가?”라는 철학적 고민에 대해 마니교가 제공하는 이원론적 해석이 그럴듯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그는 마니교의 가르침이 표면적인 논리만 제공할 뿐, 진정한 영적 진리나 내적 평화를 주지 못한다는 점을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이 시기의 신앙적 방황을 솔직히 드러내며, 마니교에 대한 초기 매혹이 점차 회의로 바뀌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제4권의 중심적인 사건은 절친한 친구의 죽음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친구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으며, 그와 함께 웃고 떠들며 삶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었다고 회고합니다. 이 친구는 그의 동년배로, 타가스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친구가 갑작스럽게 병에 걸려 사망하면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상치 못한 상실의 고통을 겪습니다. 그는 이 사건이 자신에게 심대한 충격을 주었다고 기록하며, 친구의 죽음 이후 매일이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했다고 묘사합니다. 그는 집 밖을 나갈 때마다 친구와의 추억이 떠올라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경험은 그의 감정적 연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인간 관계와 상실이 그의 내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깊은 슬픔 속에서 그는 중요한 신학적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는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나, 그 사랑이 하나님께 뿌리를 두지 않은 세속적 애착에 기반했다고 반성합니다. 그는 인간이나 세상 것에만 의존하는 사랑은 그것이 사라질 때 필연적으로 무너짐을 초래한다고 분석합니다. 그는 “진정한 위로와 안식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라는 결론을 훗날 도달하지만, 당시에는 이 통찰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는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수사학 강의에 더 몰두하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음을 달래려 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회피적 태도가 하나님을 떠난 결과였으며, 세속적 위안이 일시적일 뿐임을 나중에 인식했다고 고백합니다. 이 사건은 그의 신학에서 하나님 중심의 사랑과 세속적 의존 사이의 갈등을 조명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 시기에 그는 점성술에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마니교 신앙의 연장선에서, 그는 별자리와 천체의 움직임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믿는 점성술에 끌렸다고 기록합니다. 그는 점성술이 미래를 예측하고 삶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차 이 믿음의 허점을 발견합니다. 그는 같은 날 태어난 사람들의 운명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관찰하며, 점성술의 논리적 모순을 깨닫습니다. 예를 들어, 그는 쌍둥이의 삶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를 언급하며 점성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진리는 점성술이나 인간의 얄팍한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고 반성하며, 잘못된 길을 추구했던 시기를 회고합니다. 이 탐구는 그의 지적 방황을 보여주며, 이후 기독교 신앙으로의 회심과 대비되는 단계를 상징합니다.
제4권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인생의 중대한 아픔과 혼란을 겪는 시기를 상세히 조명합니다. 친구의 죽음은 그의 감정적 기반을 흔들었고, 마니교와 점성술은 그의 지적 방황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경험이 훗날 하나님께로 향하는 신앙적 토대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그는 당시에는 이 고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하나님께서 이 모든 순간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보셨음을 확신합니다. 그는 이 고백을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은혜가 공존하는 신학적 통찰을 제시합니다.
이 권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인간적 연약함과 진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의 신앙적 성장을 예고합니다. 그는 친구를 잃은 슬픔과 잘못된 신앙을 추구한 실수를 하나님 앞에 숨김없이 내놓으며, “주님,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간구합니다. 이 고백은 회개와 구원의 여정이 단순히 과거의 후회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적극적인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제4권은 슬픔과 혼란으로 가득한 시기로 보일 수 있으나, 그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가능성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는 이 시기의 경험을 신학적 성찰의 도구로 삼아, 독자들에게 고난 속에서의 하나님의 동행을 깨닫게 합니다.
제4권은 그의 신앙 여정에서 마니교와 세속적 탐구의 한계를 경험하며, 이후 기독교 신앙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단계를 제시합니다. 그는 타가스테에서의 삶을 통해 인간적 상실과 잘못된 믿음의 허상을 직면하며, 구원의 길로 나아가는 중간 지점을 형성합니다. 이 권은 그의 신학적 사유와 개인적 고백이 얽히며, 삶의 아픔과 신앙적 회복의 가능성을 조화롭게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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