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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사랑과 학문의 갈등 (카르타고에서의 삶, 연애, 수사학 공부, 그리고 마니교로의 첫 접촉)

by modeoflife 2025. 4. 3.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제3권은 그의 삶에서 청소년기를 넘어 청년기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를 다룹니다. 제2권에서 청소년기의 도덕적 방황을 고백했다면, 제3권에서는 17세에서 19세 사이, 즉 서기 371년경부터 373년경에 걸쳐 북아프리카의 주요 도시 카르타고에서 보낸 시간을 회고합니다. 이 시기는 그의 지적 탐구와 감정적 갈등, 그리고 잘못된 신앙적 선택이 얽히며 흔들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는 카르타고로 떠나 수사학을 공부하며 세속적 성공을 꿈꾸었고, 사랑에 빠지며 인간적인 연약함을 드러냈으며, 마니교라는 이단적 신앙에 매혹되었습니다. 이 권은 그의 신앙 여정에서 세상 속에서 길을 찾으려 애쓰는 젊은 시절을 생생히 조명하며, 이후 회심으로 이어질 갈등의 씨앗을 보여줍니다.

 



카르타고에 도착한 아우구스티누스는 수사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당시 카르타고는 북아프리카의 문화와 학문의 중심지로, 로마 제국의 번영과 타락이 공존하는 도시였습니다. 수사학은 말솜씨를 연마하는 학문으로, 법정 변론이나 공적 연설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필수 기술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는 이 공부를 통해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고자 하는 야망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에서 내면적 혼란을 경험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수사학 교과서와 로마 문학 작품을 접하며 지적 즐거움을 느꼈으나, 이러한 학문이 진정한 진리를 탐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반성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로마 시인 키케로의 작품이나 그리스-로마 신화에 감동했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의 존재나 영적 깨달음을 찾을 수 없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는 수사학이 세속적 성공을 위한 도구로 기능했으나, 그의 영혼을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이 경험은 그의 지적 갈등을 드러내며, 학문적 추구와 신앙적 목적 사이의 긴장을 신학적으로 조명합니다.

이 시기에 그는 깊은 감정적 경험을 겪습니다. 그는 한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그녀와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고 고백합니다. 당시 로마 사회에서는 결혼 전 동거가 드물지 않은 관습이었으나, 그는 이 관계를 죄로 인식합니다. 그는 이 사랑이 육체적 욕망에 치우친 결과였다고 판단하며, “불꽃 같은 정욕에 사로잡혔다”(in flagrante delicto cupiditatis)라는 강렬한 표현으로 자신의 상태를 묘사합니다. 그는 이 감정이 자신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고 반성합니다. 그러나 이 관계는 단순한 일시적 유혹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여성과 오랜 기간 동거하며 아들 아데오다투스(Adeodatus, “하나님께서 주신 자”라는 뜻)를 낳았습니다. 아데오다투스는 이후 그의 삶에서 중요한 존재로 남으며, 이 대목은 그의 인간적 면모와 연약함을 보여줍니다. 그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하나님을 우선하지 않을 때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결론짓습니다. 이 경험은 그의 신학에서 사랑과 욕망, 죄와 구원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단초가 됩니다.

제3권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그가 마니교(Manichaeism)라는 종교에 매혹되었다는 점입니다. 마니교는 3세기 페르시아에서 시작된 이원론적 신앙으로, 당시 로마 제국 전역에 퍼져 있었습니다. 이 종교는 세상의 선과 악을 빛과 어둠이라는 두 대립적인 힘의 싸움으로 설명하며, 인간의 고통과 죄를 물질적 존재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마니교의 가르침이 논리적이고 매력적으로 들렸다고 기록합니다. 그는 기독교 성경을 읽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특히 창세기의 모순처럼 보이는 구절이나 고통의 기원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지 못했었습니다. 마니교는 “왜 세상에 고통이 있나요?”라는 그의 고민에 “악은 독립적인 물질적 힘이며, 선한 하나님과 대립한다”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이 설명에 끌려 한동안 마니교 신자가 되었으며, 이는 그의 지적 호기심과 논리적 탐구 욕구를 충족시키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이 시기를 “잘못된 길을 따라간 시간”으로 회고하며, 마니교가 진정한 진리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반성합니다. 이 경험은 그의 신앙 여정에서 이단적 탐구의 단계를 상징하며, 이후 기독교 신앙으로의 회심과 대조를 이룹니다.

그의 어머니 모니카는 이 시기에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모니카는 아들이 마니교에 빠진 것을 알았을 때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열렬한 기독교 신자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참된 신앙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는 당시에는 어머니의 충고와 기도를 무시했으나, 훗날 이를 회상하며 깊은 감사와 경외를 표합니다. 그는 모니카의 기도가 자신의 구원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씨앗이었다고 믿습니다. 이 대목은 그의 신앙 형성에서 모성적 영향과 기도의 힘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며, 가족 관계가 그의 영적 여정에 미친 긍정적 요소를 부각시킵니다.

제3권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세속적 욕망과 지적 탐구 속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상세히 드러냅니다. 그는 수사학을 통해 세상에서 성공하고자 했고, 사랑에 빠져 감정적 갈등을 겪었으며, 마니교에 매혹되어 잘못된 신앙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시도가 자신을 진정한 평화로 이끌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마음이 어지러웠다”(turbatum erat cor meum)고 표현하며, 이 방황이 하나님을 떠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그는 세속적 즐거움과 학문적 성취가 잠시 기쁨을 줄 수 있으나, 궁극적인 기쁨은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된다고 결론짓습니다. 이 성찰은 그의 신학에서 세상과 신앙 사이의 긴장을 다루는 중요한 주제로 이어집니다.

이 권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솔직함과 인간적 연약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의 신앙적 회복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그는 젊은 시절의 실수와 갈등을 숨김없이 하나님 앞에 드러내며, “주님, 저를 용서해주세요”라고 간구합니다. 이 고백은 회개가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적극적인 행위임을 보여줍니다. 제3권은 그의 방황이 깊어지는 시기로 보일 수 있으나, 동시에 구원의 길로 가는 첫걸음이 시작되는 전환점을 이룹니다. 그는 이 시기의 혼란 속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작용했음을 나중에 깨닫습니다.

제3권은 그의 신앙 여정에서 세속적 갈등과 잘못된 신앙 탐구를 통해 성장하는 단계를 제시합니다. 그는 카르타고에서의 삶을 통해 인간적 욕망과 지적 호기심의 한계를 경험하며, 이후 기독교 신앙으로의 회심을 준비합니다. 이 권은 그의 신학적 통찰과 개인적 고백이 얽히며, 독자들에게 세상 속에서의 갈등과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길을 성찰하게 만듭니다.

 

 

#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고백록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