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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도덕률을 느낀다 (The Law of Human Nature)

by modeoflife 2025. 3. 28.

 

서론


C.S. 루이스는 『Mere Christianity』의 첫 장에서 인간이 보편적 도덕률, 즉 “옳고 그름”에 대한 직관적 기준을 공유한다고 주장한다. 이 도덕률은 문화, 시대, 개인의 차이를 초월하며, 인간 본성에 내재된 객관적 법칙으로 작용한다. 이 글은 “인간은 도덕률을 느낀다”는 명제를 논증하고, 이에 대한 주요 반증을 검토한 후, 반증에 대한 반박을 통해 명제의 타당성을 입증한다. 이를 통해 도덕률이 단순한 사회적 관습이나 본능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경험에 뿌리박힌 실재임을 밝히고자 한다.

논증: 인간은 도덕률을 느낀다


루이스는 인간이 일상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그건 내 자리야, 내가 먼저 왔어” 또는 “약속했잖아” 같은 표현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행동 기준, 즉 도덕률을 전제한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개인적 선호가 아니라, 상대방도 이해하고 따라야 한다고 기대하는 보편적 기준을 드러낸다. 루이스는 사람들이 도덕적 기준을 위반했을 때 변명을 시도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도덕률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증명한다고 본다. 변명을 한다는 것은 그 기준을 인정하고, 자신이 그 기준에 부합하려 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현대적 맥락에서도 이 논증은 유효하다. 소셜 미디어에서 사회적 정의나 공정성을 요구하는 논쟁(예: 환경 파괴에 대한 비판, 불평등에 대한 항의)을 보면, 사람들은 특정 행동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보편적 도덕 기준에 호소한다. 이는 도덕률이 단순한 개인적 의견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깊이 뿌리박힌 객관적 기준임을 시사한다. 루이스는 이를 “인간 본성의 법칙(Law of Human Nature)”이라 명명하며, 이는 물리적 법칙(중력 등)과 달리 인간만이 선택적으로 따르거나 거부할 수 있는 도덕적 법칙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첫 번째 논증은 다음과 같다:  
1. 인간은 일상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이는 보편적 도덕률의 존재를 전제한다.  
2. 도덕적 기준을 위반했을 때 변명을 시도하는 행위는 그 기준의 객관성을 인정하는 증거다.  
3. 그러므로 인간은 보편적 도덕률을 느끼며, 이는 인간 본성에 내재된 실재다.

반증: 도덕률은 본능일 뿐이다


도덕률의 존재를 부정하는 주요 반증 중 하나는 도덕률이 단순히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집단 본능(herd instinct)”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 관점은 특히 자연주의적 세계관을 따르는 이들(예: 일부 무신론자) 사이에서 흔히 제기된다. 그들은 도덕적 감각이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해 진화한 본능이며, 객관적 법칙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생물학적 기원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이타적 행동(타인을 돕는 행위)은 집단 생존을 촉진하기 위한 진화적 메커니즘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이는 도덕률이 보편적이고 초월적이라는 루이스의 주장을 약화시킨다.

이 반증은 현대 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의 연구를 근거로 제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과 같은 학자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타적 행동이 유전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본능적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이 관점에서 도덕률은 객관적 기준이 아니라, 진화적 압력에 의해 형성된 생존 메커니즘으로 축소된다.

반증에 대한 반박


루이스는 도덕률이 본능과 구별된다고 반박하며, 도덕률은 본능들 사이에서 판단하고 조율하는 독립적 기준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피아노 비유로 설명한다: 본능은 피아노 건반과 같고, 도덕률은 어떤 건반을 연주할지 알려주는 악보와 같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물에 빠진 상황에서 자기보존 본능(도망치고 싶음)과 이타적 본능(돕고 싶음)이 충돌할 때, 도덕률은 더 약한 이타적 본능을 따르도록 명령한다. 이는 도덕률이 단순히 본능들 중 하나가 아니라, 본능을 판단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별개의 기준임을 보여준다.

또한, 본능은 상황에 따라 “좋거나 나쁠” 수 있지만, 도덕률은 본능의 사용을 평가하는 일관된 기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성적 본능은 결혼 안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부적절한 맥락에서는 파괴적이다. 도덕률은 이러한 본능의 적절성을 판단하며, 이는 본능 자체가 도덕률의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증명한다.

현대적 맥락에서도 이 반박은 설득력을 가진다. 진화론적 설명이 이타적 행동의 기원을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왜 우리는 생존과 무관한 도덕적 이상(예: 공정함, 정의)을 추구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서 불공정한 기업 행위를 비판하는 행동은 생존과 직접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를 “옳지 않다”고 느낀다. 이는 도덕률이 단순한 본능을 초월한 객관적 기준임을 시사한다.

결론


“인간은 도덕률을 느낀다”는 명제는 인간의 일상적 판단과 변명에서 드러나는 보편적 도덕 기준의 존재를 통해 논증된다. 이에 대한 반증, 즉 도덕률이 본능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도덕률이 본능을 판단하고 조율하는 독립적 기준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루이스의 논리는 현대적 맥락에서도 유효하며, 도덕률은 단순한 생물학적 본능이나 사회적 관습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내재된 객관적 실재임을 보여준다. 이 명제는 기독교 신앙의 전제로 작용하며, 도덕률의 초월적 근원을 탐구하는 후속 논의로 이어진다. 독자들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과 변명을 성찰함으로써, 이 보편적 도덕률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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