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제3장 명제와 스토리, 그리고 체험

by modeoflife 2025. 3. 27.

 

어느 날,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 한 성도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저는 교리를 잘 알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아주 작은 기도의 응답을 경험했어요. 그 순간 ‘하나님이 나를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하고 확신하게 됐죠.” 

 

사실 이분은 이미 머릿속으로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명제를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체험한 이야기를 통해, 그 명제가 새삼 “아, 이게 정말 살아 있는 사실이구나!”라고 다가온 것이지요. 단순히 머리로만 안다고 해서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통해 체감하게 되면, 그 의미가 훨씬 더 깊이 마음에 새겨지는 법입니다.

 

1. ‘명제’만으로 다 담지 못하는 신앙의 이야기, 예수님의 비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성품과 구원의 의미를 설명하실 때,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짧은 문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전하실 때마다 비유와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셨는데, 이는 듣는 이들이 머릿속 지식에만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장면과 인물들의 감정을 생생히 상상하게 함으로써 훨씬 더 깊이 공감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방식이었습니다.

 

 

“탕자의 비유”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산을 미리 요구해 가출한 아들은 방탕하게 살다가 빈털터리가 되어 아버지 집에 돌아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재산을 탕진한 아들을 책망하거나 문전박대하지 않고, 오히려 존엄을 내려놓고 달려나가 아들을 맞이하며 잔치를 벌입니다. 이 장면은 당시 문화권에서 볼 때 매우 파격적인 행동입니다. 나이 든 가장이 달려가는 일 자체가 수치로 여겨졌고, 재산을 탕진한 아들은 가족으로 대우받기 어려운 처지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안으며, 가장 좋은 옷과 가락지를 내어주어 본래 아들이었던 자리를 회복시켜 줍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님은 죄인을 용서하시고 환대하신다’라는 명제로만 요약해도, 그 뜻 자체는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뛰쳐나가는 아버지의 뒷모습과 아들에게 달려가 부둥켜안는 장면을 눈앞에 그려 볼 때 느끼게 되는 정서적 울림과 감동은, 단순한 문장만으로는 절대 대체될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힘이야말로 예수님께서 자주 비유를 사용하신 이유이며, 인간의 감정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담아냄으로써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줍니다. 따라서 교리나 신앙 명제도 실제 삶의 체험과 이야기 속에서 구체적으로 살아날 때, 그 진정한 의미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2. 이야기·예화·간증을 통해 드러나는 명제의 역할

 

신앙의 진리를 전할 때, 이야기가 단순한 문장보다 더 깊은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내는 이유는 이야기가 지닌 특유의 몰입감과 감정적 설득력에 있습니다. 단순한 문장은 정보나 개념을 요약해 주는 데는 유용하지만, 추상적이어서 듣는 분들이 실제적인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 어렵고, 정서적 울림도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예화나 간증은 구체적인 사건과 인물, 감정의 변화를 담고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해당 상황 속으로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언제나 함께하신다”라는 명제가 추상적인 교리로만 제시되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생활 속에서 실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특정 위기 상황을 기도로 이겨 낸 실제 경험담을 듣게 되면, ‘하나님께서 정말 이 사람의 삶에 함께하셨다’는 메시지를 공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이를 통해 신앙 명제가 생생한 현실로 다가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간증은 명제를 더욱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증자는 이미 “하나님이 삶에 개입하신다”는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청중은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겪었는지, 또 어떻게 변화를 경험했는지를 함께 들으며 간접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때 신앙 명제는 ‘누군가의 머리에서 정리된 교리’가 아니라 ‘현실 속에 뿌리를 내린 진리’로 변모합니다. 가령 “하나님이 죄인을 용서하신다”는 교리를 백 번 들을 때보다, 실제로 큰 죄책감 속에 허덕이던 누군가가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삶이 변화된 간증을 나누는 현장에 있을 때, 그 메시지가 더욱 강력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명제는 신앙의 기본 뼈대를 제공해 주고, 이야기는 그 뼈대를 감싸며 생동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명제는 진리를 명확하게 요약해 주지만, 듣는 분들의 이성에만 호소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감정적·경험적 차원까지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이야기 속에 대입해 보며, “만약 내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어떠했을까?”를 고민하게 되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추체험(다른 사람의 경험을 마치 자신이 직접 겪는 것처럼 상상하여 체험해 보는 것)함으로써 진리에 대한 더 깊은 공감과 성찰을 얻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를 활용하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한 줄의 진술 대신, 탕자의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뛰어나가는 구체적인 장면을 들려주심으로써, 사랑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하셨습니다. 이렇듯 명제와 이야기가 만나면, 신앙의 가르침은 단순한 교리를 넘어 ‘현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진리’로 우리의 마음에 깊이 각인됩니다.

 

3. 함께 생각해 볼 질문들

 

- 예수님께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간단한 명제 대신 비유를 통해 가르치신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이야기(예화·간증 등)를 통해 들은 신앙적 진술이, 단순히 문장으로만 배웠을 때보다 더 큰 공감과 감동을 주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 “명제와 스토리는 서로 보완적이다”라는 관점에서, 명제만 강조하는 신앙 교육이 왜 때로는 딱딱하거나 추상적으로 느껴진다고 보시나요?

- 개인적인 삶의 체험이나 간증은 명제(예: ‘하나님이 언제나 함께하신다’)를 어떻게 ‘살아 있는 진리’로 바꿔 놓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 나의 일상 속에서 직접 경험한 작은 에피소드나 간증이, 어떤 신앙 명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준 적이 있다면 그 과정은 어땠나요?

 

 

# 내 삶에 도움이 되는 '명제, 신학 그리고 신앙'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