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일상에서 발견되는 명제, 신앙과 명제의 만남
“이 카페, 커피가 정말 맛있어.”
“그 영화는 별로였어.”
“그분은 참 신뢰할 만한 분이야.”
우리는 매일같이 이런 말들을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런 말들은 단순한 의견을 넘어 하나의 명제(proposition)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명제란 간단히 말해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는 문장을 뜻합니다. “이 커피는 맛있다”는 명제는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평가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누군가가 반박할 수도 있는 진술이라는 점에서 명제의 성격을 가집니다.
이러한 명제들이 신앙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더욱 흥미로운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배 중에 우리는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문장을 듣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감성적인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하는 명제적 선언입니다. 그런데 이 명제는 “정말 그럴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유발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맞아, 나도 그렇게 믿어”라는 확신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단순한 진술 같아 보이지만, 신앙적 명제는 우리의 생각과 삶을 해석하는 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명제를 받아들인 사람은 어려움을 겪을 때도 “이것은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 안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동일한 상황을 맞닥뜨린 사람이 이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만약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면,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명제가 긍정적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잘못된 명제를 믿어서 신앙이나 인간관계가 삐뚤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올바른 명제, 즉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우리는 함께 교회를 세우는 지체다” 같은 진술이 탄탄히 자리 잡으면, 그것이 삶을 새롭게 이끄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신앙 속에서 명제는 단순한 교리적 개념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형성하는 강력한 힘을 갖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떤 명제를 믿고 살아가는지, 그 명제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명제”가 실제로 신앙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상의 작은 문장 하나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바꾸고, 나아가 인생의 방향까지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명제에 관한 사례와 질문
명제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단순한 문장이 우리의 감정과 태도, 나아가 인생의 방향까지 바꿔놓는 사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편지를 하나 들고 어린 토머스 에디슨을 부르셨습니다. 에디슨은 학교에서 받은 편지를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 어머니에게 건넸지요. 사실 그 편지에는 “당신의 아이는 저능아이므로 학교에서 더 이상 가르칠 수 없다”라는 교사들의 판단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 내색 없이, 환한 얼굴로 에디슨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토머스야, 이 편지에 써 있길… ‘너는 너무나 똑똑한 아이라서, 학교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하는구나. 앞으로는 내가 직접 너를 가르쳐 줄 거야. 너라면 분명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거란다.”
바로 이 말 한 마디, “너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똑똑한 아이”라는 문장이 에디슨에게는 새로운 ‘명제(proposition)’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나는 특별한 아이”라는 믿음이 그의 마음을 끊임없이 자극했고, 실험과 발명에 몰두하는 추진력이 되었지요. 실제로 훗날 에디슨은 전구 발명을 비롯해 1,000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며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발명가 중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만약 그때 에디슨이 진짜 편지 내용을 그대로 듣고 자괴감에 빠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혹은 아무도 “너는 할 수 있어!”라는 명제를 제시해 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그저 ‘나는 안 되는 아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에게 한계를 설정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한 문장이 우리의 삶을 이렇게 바꿔 놓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에디슨의 이야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납니다.
신앙의 영역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예배에서 듣는 설교, 우리가 암송하는 신앙고백, 혹은 교회 공동체에서 자주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신앙 명제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명제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신앙과 삶이 형성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몇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 왜 어떤 명제는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완전히 바꿀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질까요?
-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같은 신앙적 명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술과 어떻게 다를까요?
-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신념이 되려면, 명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이 책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신앙 속에서 명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명제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하려 합니다.
3. 함께 생각해 볼 질문들
- 에디슨의 사례처럼, 부정적인 판단이 아닌 긍정적 메시지를 접할 때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우리가 교회 생활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신앙 명제” 중에서, 지금 내 삶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한 문장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왜 그 문장이 내게 중요한지 고민해 볼 수 있을까요?
- 신앙 공동체 안에서 반복적으로 듣는 명제들이 우리의 가치관과 행동을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러한 명제들이 실제 신앙 생활 속에서 어떻게 실천될 수 있을까요?
-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명제들 중에서, 신앙적 성장이나 삶의 방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런 명제들을 바꾸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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