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7월, 미국 뉴햄프셔주 다트머스 대학의 한 회의실에 열두 명 남짓한 학자들이 모였다. 그들은 수학자였고, 컴퓨터 과학자였으며, 무엇보다도 꿈꾸는 사람들이었다. 존 매카시, 마빈 민스키, 클로드 섀넌 같은 이름들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한 가지 질문에 몰두했다.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그들은 이 질문에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 순간부터 인류는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만 해도 그들의 아이디어는 터무니없어 보였다. 컴퓨터는 방 하나를 가득 채우는 거대한 기계였고, 전자두뇌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다는 발상은 공상과학 소설 속에서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 작은 회의는 거대한 혁명의 불씨가 되었고, 불과 몇십 년 만에 AI는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 현실을 재편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이제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1997년, IBM의 딥블루가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무릎 꿇린 날, 사람들은 처음으로 기계가 인간의 지성을 넘어설 수 있음을 실감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바둑의 전설 이세돌을 상대로 불가사의한 한 수를 던지며 승리했을 때, 우리는 AI가 단순한 계산을 넘어 직관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AI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OpenAI의 DALL·E는 단 몇 초 만에 초현실적인 풍경을 창조하며 예술가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GPT-3는 인간이 쓴 것이라 해도 믿을 법한 소설과 시를 써내려갔다. 심지어 NASA의 우주 탐사선은 AI의 도움을 받아 미지의 행성을 탐사하고, 자율주행 자동차는 도로 위에서 인간보다 빠르게 결정을 내린다. AI는 이제 우리의 손끝에, 우리의 일상에, 그리고 우리의 상상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AI 혁명은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고, 우리가 세상과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통째로 뒤바꾼 사건이다. 수백 년간 인간만이 가졌다고 믿어온 능력—창조하고, 판단하고, 느끼는 능력—을 기계가 넘보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낯선 질문들과 마주하게 됐다. AI가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저작권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한 사람을 희생해야 한다면, 그 선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AI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등장하고, 로봇 소피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민권을 받는 세상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금 우리 앞에 던져졌다. AI는 우리의 도구일까, 아니면 우리를 초월하는 새로운 존재일까?
이 혁명의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초기 연구자들은 종이 위에 수학 공식을 끄적이며, 기계에 지능을 불어넣겠다는 순진한 꿈을 꿨다. 하지만 1970년대와 80년대, 자금이 끊기고 기대가 무너지며 찾아온 "AI 겨울"은 그 꿈을 시험대에 올렸다. 그러나 그 암흑 속에서도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신경망의 부활,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 그리고 컴퓨팅 파워의 비약적 발전은 AI를 다시금 깨웠고, 이번에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파도로 밀려왔다. 오늘날 AI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었다. 의료에서는 암을 진단하고, 금융에서는 주식 시장을 예측하며, 심지어 일상에서는 우리의 취향을 파악해 음악을 추천한다. 그러나 그 파도는 빛만 가져오지 않았다.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따라왔다.
AI가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오면서, 뜻밖의 균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챗봇 Tay는 출시 하루 만에 편견과 혐오를 학습해 충격을 안겼고, 아마존의 AI 채용 시스템은 남성 중심의 데이터를 학습하며 여성 지원자를 배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주식 시장에서는 AI 알고리즘이 순식간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하는 "플래시 크래시"를 일으켰다. 이 사건들은 AI가 단순히 인간의 의지를 따르는 도구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것은 우리의 의지를 반영하고, 때로는 우리의 의지를 왜곡하며, 심지어 우리의 의지를 넘어서는 존재다. AI는 우리가 만든 거울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강점과 약점,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발견한다.
『AI 혁명 속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이 거대한 파도의 물결 속에서 빛나는 순간들과 숨겨진 비밀들을 탐험하는 여정이다. AI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어떤 천재들이 그 불씨를 키웠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세상을 뒤흔들며 우리와 얽히게 되었는지 하나씩 풀어낼 것이다. 딥블루의 체스판 위 승리부터 알파고의 바둑판 위 혁신, DALL·E의 캔버스 위 예술까지, 경이로운 순간들이 펼쳐진다. 동시에 Tay의 반란, 자율주행의 딜레마, 그리고 초지능에 대한 상상처럼 기묘하고 불편한 이야기들도 우리를 기다린다. 이 책은 단순히 기술의 연대기를 기록하려는 것이 아니다. AI가 인간의 상상력을 어떻게 자극하고,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첫 페이지를 넘길 시간이다. AI 혁명의 무대가 열리고, 그 속에서 인간과 기계가 함께 써 내려가는 놀라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여정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 AI와 함께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 준비가 되었는가? AI 혁명 속으로 뛰어들어, 상상 너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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