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영성과 존재론적 갈망의 관계
영성(spirituality)은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많은 이들이 영성을 내면의 평화나 개인적 충만함으로 이해하며, 이를 추구하는 동기를 감정적 욕구로 봅니다. 그러나 기독교 전통에서 영성은 단순한 감정적 위안을 넘어 인간의 존재론적 갈망에서 비롯됩니다. 존재론적 갈망은 “나는 누구인가”, “왜 존재하는가”와 같은 근본적 질문에서 시작되며, 이는 인간 본성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초대교회부터 중세, 종교개혁,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성은 이 갈망을 하나님과의 관계로 풀어내는 여정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 글은 영성이 인간의 존재론적 갈망에서 출발함을 역사적, 신학적 근거를 통해 탐구합니다.
2. 논증: 존재론적 갈망이 영성의 출발임을 보여주는 근거
기독교 영성은 인간의 존재론적 갈망과 밀접히 연관됩니다. 성경은 이 갈망의 기초를 제공합니다. 전도서 3:11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고 기록하며, 인간이 영원과 의미를 갈망하도록 창조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시편 42:1—“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는 이 갈망이 하나님을 향함을 보여줍니다.
초대교회 시기, 이레나이우스(Irenaeus)는 인간의 갈망이 하나님의 영광을 향한 빛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이단 반박』(Against Heresies)에서 이 갈망이 영성을 출발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시기 터툴리안(Tertullian)은 영혼의 갈망이 하나님을 향한 자연적 본성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영혼에 대하여』(De Anima)에서 이 갈망이 영성을 깨운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세 시기, 안셀름(Anselm of Canterbury)은 『프로슬로기온』(Proslogion)에서 인간의 갈망이 하나님을 향한 빛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내가 주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 갈망이 영성의 시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시대 줄리안 오브 노리치(Julian of Norwich)는 『신성한 사랑의 계시』(Revelations of Divine Love)에서 갈망이 하나님의 사랑을 추구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녀는 이 갈망이 영성을 출발하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종교개혁 시기, 필립 멜랑히톤(Philipp Melanchthon)은 인간의 갈망이 하나님을 향한 빛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로키 코뮌스』(Loci Communes)에서 로마서 8:19—“피조물이 하나님의 자녀의 나타남을 간절히 바란다”—를 통해 이 갈망이 영성을 이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시기 존 녹스(John Knox)는 인간의 갈망이 하나님을 찾는 본성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이 갈망이 영성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대 신학에서 에밀 브루너(Emil Brunner)는 『인간과 하나님』(Man in Revolt)에서 존재론적 갈망이 하나님을 향한 빛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이 갈망이 영성을 하나님과의 관계로 이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기독교 영성은 인간의 존재론적 갈망에서 출발하여 일관되게 발전해왔습니다.
3. 반증: 영성은 존재론적 갈망 없이도 출발할 수 있다는 주장
현대 사회에서는 영성이 존재론적 갈망 없이도 출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타납니다. 뉴에이지의 딥악 초프라(Deepak Chopra)는 영성을 “내면의 평화와 에너지 균형”으로 정의하며 깊은 갈망이 불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Viktor E. Frankl)은 『의미를 향한 인간』(Man’s Search for Meaning)에서 영성을 삶의 순간적 의미로 설명하며 갈망을 배제했습니다.
동양 전통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있습니다. 도교의 노자는 자연과의 조화가 영성이라 보았고, 불교의 틱낫한(Thich Nhat Hanh)은 마음챙김과 평온이 갈망 없이도 영성을 낳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 일상에서는 명상 앱(Insight Timer)이 단순한 이완으로 영성을 추구합니다. 이들은 영성이 실존적 질문 없이도 형성된다고 봅니다.
4. 재반박: 존재론적 갈망 없는 영성의 한계
존재론적 갈망 없는 영성은 근본적 한계를 드러냅니다. 성경은 이 갈망이 영성의 핵심임을 강조합니다. 창세기 1:27—“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는 인간이 하나님을 갈망하도록 설계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로마서 8:23—“그뿐 아니라 또한 우리 곧 성령의 처음 익은 열매를 받은 우리까지도 속으로 탄식하여 양자 될 것 곧 우리 몸의 속량을 기다리느니라”—는 이 갈망이 영성의 출발임을 증언합니다.
라이니홀드 니버(Reinhold Niebuhr)는 『인간의 본성과 운명』(The Nature and Destiny of Man)에서 갈망 없는 영성은 표면적 위안의 빛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깊은 갈망이 영성을 하나님께로 이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에서 갈망 없는 영성은 삶의 깊이를 잃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녀는 이 갈망이 영성의 뿌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초프라의 에너지 균형은 일시적 평화를 주지만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고, 노자의 조화는 실존적 답을 주지 못합니다. 존재론적 갈망은 영성을 하나님과의 관계로 이끄는 출발점입니다.
5. 실천적 제안: 존재론적 갈망으로 영성을 키우는 방법
존재론적 갈망을 통해 영성을 키우려면 실천이 필요합니다.
- 말씀 묵상: 매일 10분 동안 전도서 3:11—“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를 읽고 “왜 존재하는가”를 묵상해보세요.
- 기도 훈련: 시편 42:1—“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를 읽고 “주님, 제 갈망을 채우소서”를 기도해보세요.
- 일상 적용: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하며 요한복음 1:12—“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를 떠올리고 감사해보세요.
결론
영성은 인간의 존재론적 갈망에서 출발합니다. 이 갈망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고, 참된 영성을 꽃피웁니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장 왜 ‘명제’를 이야기해야 할까? (2) | 2025.03.27 |
---|---|
영성은 성령이 인간 내면에서 일으키는 역동적 사건이다 (4) | 2025.03.27 |
영성은 신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형성된다 (2) | 2025.03.27 |
영성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존재론적 진술이다 (4) | 2025.03.27 |
부록 4. 양자 역학과 신학 그리고 명제 (2) | 2025.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