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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우상과 구별하는 방법. (Caput XII: Quomodo Deus ab idolis distinguatur)

by modeoflife 2025. 4. 8.

 

존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16세기 종교개혁의 신학적 기초를 세운 저작으로, 기독교 신앙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립하려는 목적을 지닙니다. 제1권 제13장 "Trinitas divina"는 하나님의 삼위일체 교리를 다루며, 칼빈의 신본주의적 신학을 한층 더 깊이 탐구합니다. 이 장은 이전 장들에서 논의된 하나님 인식(Dei cognitio)을 신학적으로 확장하여, 하나님의 본질과 세 위격(Personae)의 관계를 성경에 근거해 설명합니다. 칼빈은 삼위일체를 통해 하나님의 유일성과 다양성을 조화롭게 제시하며, 참된 신앙의 기초를 마련하고 이단적 해석을 반박합니다. 이는 신앙이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의 실천적 토대가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칼빈은 삼위일체를 하나님의 단일 본질(essentia) 안에 세 위격—성부(Pater), 성자(Filius), 성령(Spiritus Sanctus)—이 존재하는 신비로 정의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유일성을 철저히 유지하면서도, 성경이 세 위격을 구별하여 계시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창세기 1:26—“우리가 우리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자”—에서 복수 표현을 사용한 점을 들어 삼위일체의 암시를 찾고, 마태복음 28:19—“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를 통해 세 위격이 명시적으로 드러난다고 설명합니다. 칼빈은 삼위일체가 인간의 이성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초월적 신비라고 인정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이를 계시하셨기에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삼위일체를 “하나님의 본질 안에 구별된 세 위격”으로 표현하며, 각 위격이 동일한 신성(divinitas)을 공유하고, 본질적으로 하나임을 분명히 합니다. 이는 삼위일체가 단지 교리적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내적 생명과 구원 사역의 근거임을 보여줍니다.

 



칼빈은 삼위일체의 각 위격의 역할과 특성을 구체적으로 탐구합니다. 그는 성부를 만물의 창조자이자 섭리의 주관자로 묘사하며,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창세기 1:1—“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를 통해 성부의 창조 사역을 강조합니다. 성자는 하나님의 말씀(Logos)으로서 구속의 중보자 역할을 맡으며, 영원부터 성부와 함께 존재한다고 봅니다. 그는 요한복음 1:1-14—“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말씀이 육신이 되어”—를 인용하며, 성자가 하나님의 본질을 인간에게 드러내고 구원을 이루었다고 설명합니다. 성령은 신자를 깨우치고 거룩하게 하는 사역자로, 신앙과 삶의 변화를 이끄는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사건에서 성령이 신자들에게 임하여 교회를 세운 점을 듭니다. 칼빈은 세 위격이 구별되지만 본질적으로 하나이며, 각자의 역할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삼위일체가 하나님의 신비로운 통일성과 구원 계획의 전 과정을 드러낸다고 강조하며, 신앙의 실천적 의미를 부각합니다.

이 장에서 칼빈은 삼위일체에 대한 이단적 해석을 철저히 반박합니다. 그는 사벨리우스(Sabellius)의 양태론(Modalism)—하나님이 단일 본질로서 세 가지 모습으로만 나타난다는 주장—을 비판하며, 이는 위격의 실질적 구별을 부정한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세 위격이 단순히 하나님의 다른 표현이라면 세례 명령(마태 28:19)이 의미를 잃는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아리우스(Arius)의 종속설(Subordinationism)—성자가 성부보다 낮은 존재라는 주장—을 반박하며, 성경이 성자와 성령을 성부와 동등한 신성으로 계시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요한복음 10:30—“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를 근거로 성자의 신성을 옹호합니다. 칼빈은 이런 이단적 오류가 인간의 이성이 계시된 말씀을 넘어선 추측에서 비롯된다고 경고하며, 초대교회의 니케아 신경(325년)과 같은 정통 교리를 수용합니다. 그는 삼위일체가 하나님의 참된 본질을 보존하며, 신앙 공동체의 신학적 통일성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칼빈의 주장은 종교개혁의 맥락에서 신학적 명확성과 정통성을 제공합니다. 그는 로마 가톨릭의 삼위일체 이해를 대체로 수용하지만, 이를 성경 중심으로 재정립하며 이단에 대한 경계를 강화합니다. 제13장은 하나님의 본질을 체계적으로 드러내며, 개혁 신학의 신앙적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합니다. 칼빈은 삼위일체 교리가 단순히 이론적 논쟁이 아니라, 신앙의 실천적 기반—예배, 기도, 구원에 대한 확신—임을 보여줍니다.

현대적으로 이 장은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칼빈의 삼위일체 교리는 오늘날 신앙 공동체의 단합과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풍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삼위일체의 세 위격이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하나인 모습은, 교회가 다양한 은사와 사역 속에서 통일성을 추구하는 모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부의 창조, 성자의 구속, 성령의 성화 사역은 현대 신앙이 개인적 구원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책임—예를 들어, 환경 보존, 정의 실현—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이는 신앙이 교리적 동의 이상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데 기여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다만, 칼빈의 주장에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를 성경에만 의존해 설명하는 그의 접근은 이성적 탐구와 철학적 논의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 신학자들 사이에서 삼위일체를 사회적 관계성(social Trinity)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칼빈의 엄격한 성경 중심주의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삼위일체 교리는 일신론적 신 이해를 가진 다른 종교—예를 들어, 이슬람이나 유대교—와의 대화를 어렵게 하며, 다종교적 맥락에서 상호 이해의 여지를 줄인다는 한계가 제기됩니다.

결론적으로, 제13장 "Trinitas divina"는 삼위일체를 통해 하나님의 본질과 구원 사역을 제시하며, 칼빈 신학의 성경 중심성과 신학적 깊이를 더합니다. 그는 삼위일체가 신앙의 신비이자 실천적 기초임을 강조하며, 하나님 인식의 풍성함을 드러냅니다. 비판적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통해 하나님의 본질과 인간의 신앙을 깊이 성찰하게 하는 강렬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기독교 강요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