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종교개혁의 신학적 토대를 세운 저작으로, 신앙의 체계적 정립을 목표로 합니다. 제1권 제9장 "Fanatici Scripturam reiicientes"는 성경을 거부하고 성령의 직접적 계시에만 의존하려는 광신자들(fanatici)을 비판합니다. 이 장은 제6장과 제7장에서 성경의 필수성과 권위를 강조한 논의를 방어하며, 칼빈의 신본주의를 더욱 공고히 합니다. 성경과 성령의 균형을 유지하며, 잘못된 신비주의를 경계하는 논리로 신앙의 안정성을 확보합니다.
칼빈은 이 장에서 당시 재세례파(Anabaptists) 같은 광신적 집단을 겨냥합니다. 그는 이들이 성경을 무시하고, 성령의 내적 계시만을 신앙의 근거로 삼으려 한다고 비판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광신자들이 “성령이 직접 말한다”며 성경을 경시하거나, 개인적 환상과 계시를 성경보다 우위에 둔 사례를 지적합니다. 칼빈은 이런 태도가 성령의 진정한 작용을 오해한 결과라고 봅니다. 그는 성령이 성경의 저자를 인도한 것처럼, 독자에게도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다고 주장합니다. 즉, 성령과 성경은 분리될 수 없으며, 성령의 증거(testimonium Spiritus Sancti)는 성경을 떠나 작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칼빈은 성경을 거부하는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는 성경 없이 성령만을 의지하면, 인간의 상상과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광신자들이 개인적 계시를 과신하며 터무니없는 주장—예언, 기적, 사회 혼란—을 일으켰던 사례를 듭니다. 칼빈은 성경이 하나님의 뜻을 명확히 계시한 객관적 기준임을 재확인하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혼란과 분열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그는 성령이 성경과 일치하며, 참된 계시는 성경의 틀 안에서만 확인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신앙이 주관적 경험에 치우치지 않고, 안정적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함을 보여줍니다.
이 장에서 칼빈은 성경과 성령의 조화를 강조합니다. 그는 성령이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분이며, 성경이 성령의 도구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성경을 읽을 때 성령이 마음을 열어 진리를 깨닫게 한다고 봅니다. 칼빈은 광신자들이 성령을 오용하여 성경을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성령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판합니다. 이는 제7장에서 다룬 성령의 증거 논리를 강화하며, 신앙이 하나님의 계시에 뿌리 내려야 함을 역설합니다.
칼빈의 주장은 종교개혁 당시 광신적 움직임에 대한 응답입니다. 그는 재세례파처럼 성경을 경시하며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집단을 반박하며, 성경 중심의 신앙을 옹호합니다. 제9장은 성경의 권위를 재확인하며, 개혁 신학의 안정성과 질서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현대적으로 이 장은 의미를 갖습니다. 칼빈의 논의는 오늘날 개인적 계시나 신비주의에 치우친 신앙 태도를 경계하는 데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증되지 않은 “영적 경험”을 신앙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경과 신앙의 균형을 강조하며,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안정된 신앙의 필요성을 상기시킵니다.
다만, 칼빈의 주장에는 비판도 있습니다. 성경에 대한 절대적 의존은 개인의 영적 경험을 억압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다른 신앙 전통의 계시를 무시하며, 대화의 여지를 좁힌다는 한계가 제기됩니다.
결론적으로, 제9장 "Fanatici Scripturam reiicientes"는 성경을 거부하는 광신자를 비판하며, 칼빈 신학의 성경 중심성을 심화합니다. 그는 성령과 성경의 조화를 통해 신앙의 안정성을 강조합니다. 비판이 있더라도, 이 장은 신앙의 객관적 토대를 성찰하게 하는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