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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인간의 마음에 본래 심겨 있다 (Caput III: Dei cognitio naturaliter hominum mentibus insita)

by modeoflife 2025. 3. 29.

 

존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종교개혁 시대의 대표적인 신학 저작으로, 신앙의 체계를 세우는 데 목표를 둡니다. 제1권 제3장 "Dei cognitio naturaliter hominum mentibus insita"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인간의 마음에 본래부터 심겨 있다는 주장을 다룹니다. 이 장은 제1장의 "모든 지식의 근원"과 제2장의 "하나님을 아는 본질"을 이어, 인간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탐구합니다. 칼빈은 이를 통해 신본주의적 관점을 심화하며, 이후 창조 질서와 계시의 필요성을 논할 기반을 마련합니다.

칼빈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에 대한 자연적 인식(sensus divinitatis)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이 지식이 후천적 학습이나 외부 가르침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깊이 새겨진 보편적 감각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그는 세상 모든 민족이 어떤 형태로든 신적 존재를 인정하며, 종교적 의식이나 경외심을 보이는 현상을 증거로 듭니다. 칼빈에 따르면, 이는 하나님께서 창조 시 인간의 마음에 심어 놓으신 흔적입니다. 그는 이런 인식이 우연이 아니라, 인간이 창조주와의 관계를 본능적으로 느끼도록 설계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이 주장은 인간이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존재할 수 없으며, 무신론조차도 이 타고난 감각을 억누르는 것일 뿐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고 보는 관점으로 이어집니다.

 



칼빈은 이 자연적 지식의 내용을 구체화합니다. 그는 인간이 하나님의 존재, 권능, 위대함을 어렴풋이 느끼며, 이를 통해 창조주 앞에서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자연의 경이로움—하늘의 별, 바다의 광대함—을 볼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초월적 존재를 감지하고,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는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 지식이 불완전하며, 참된 하나님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다고 강조합니다.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이 자연적 인식이 왜곡되고 흐려졌기 때문입니다. 칼빈은 이를 “씨앗”(semen religionis)으로 비유하며, 이 씨앗이 자라려면 성경이라는 계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즉, 자연적 지식은 하나님의 존재를 암시할 뿐, 그분의 본질과 뜻을 명확히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장에서 칼빈은 인간의 책임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는 하나님에 대한 타고난 지식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졌으므로, 이를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변명할 수 없는 죄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우상숭배나 미신은 하나님을 아는 본능을 잘못된 방향으로 돌린 결과라고 비판합니다. 칼빈은 이런 왜곡이 인간의 교만과 타락에서 비롯된다고 보며, 자연적 지식만으로는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고 단언합니다. 이는 제2장에서 언급된 경건(pietas)과 신뢰(fiducia)가 결여된 상태를 지적하며, 참된 하나님 인식을 위해 계시된 말씀이 필수적임을 재차 강조합니다.

칼빈의 주장은 종교개혁의 맥락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로마 가톨릭의 전통적 주장—자연 이성이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낙관론—을 수정하며, 인간의 타락으로 자연적 지식이 손상되었다고 봅니다. 이는 성경을 신앙의 유일한 권위로 삼는 개혁 신학을 뒷받침하며, 하나님을 아는 참된 길이 계시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3장은 인간의 본성에 심겨진 하나님 인식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한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신앙의 실천적 토대를 강화합니다.

현대적으로 이 장은 여전히 통찰을 제공합니다. 칼빈의 자연적 지식 주장은 오늘날 종교심리학이나 인류학에서 인간의 보편적 종교성을 논하는 데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의 경이로움을 통해 초월적 존재를 느끼는 경험은 현대인에게도 공감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주장은 신앙이 개인적 경험에서 끝나지 않고, 공동체적 책임과 연결되어야 함을 시사하며, 현대 사회의 도덕적 고민에 적용될 여지를 줍니다.

다만, 칼빈의 주장에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의 신본주의는 인간의 이성을 과소평가하며, 세속적 탐구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자연적 지식을 성경에만 의존하게 함으로써, 다른 종교의 통찰을 배제한다는 한계가 제기됩니다.

결론적으로, 제3장 "Dei cognitio naturaliter hominum mentibus insita"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인간 본성에 심겨 있음을 제시하며, 칼빈 신학의 깊이를 더합니다. 그는 이 지식이 불완전하며 계시로 완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신앙의 실질적 기반을 다집니다. 비판이 있더라도, 이 장은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성찰하게 하는 강렬한 메시지로 남습니다.

 

 

#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기독교 강요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