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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 번역된 성경에 대한 적용의 한계

by modeoflife 2025. 4. 21.

 

1.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의 등장과 배경
2.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의 주요 근거: 신앙의 절대적 토대를 향한 주장
3.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 번역된 성경에 대한 적용의 한계
4. 번역 과정에서의 성령의 인도와 무오한 번역의 가능성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 번역된 성경에 대한 적용의 한계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은 기독교 신학에서 성경의 신적 기원과 권위를 강조하는 핵심 교리입니다. 이 두 교리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오류가 없으며, 단어 하나하나까지 신적 영감으로 기록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교리들은 성경의 원본, 즉 헬라어와 히브리어로 기록된 최초의 문서(autographs)에만 엄격히 적용됩니다. 번역된 성경에 이러한 무오성을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신학적·학문적으로 부적절하며, 주류 신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이 번역된 성경에 적용되지 않는 이유와 그 신학적 함의를 탐구하겠습니다.

1.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의 본질

성서무오설은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되었기에 원본에는 어떠한 오류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축자영감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경의 각 단어와 문장이 성령의 직접적인 인도 아래 선택되었다고 봅니다. 이 두 교리는 성경의 신적 권위를 보장하며, 기독교 신앙의 확고한 토대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 교리들의 초점은 명확히 성경의 원본에 한정됩니다. 헬라어 신약성경과 히브리어 구약성경으로 작성된 최초의 문서만이 하나님의 완전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간주되며, 이 원본에 무오성이 적용됩니다. 이는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을 지지하는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일관된 공감대입니다.

 



2. 번역된 성경에 무오성을 적용할 수 없는 이유

번역된 성경에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을 직접 적용할 수 없는 이유는 번역 과정의 본질적 한계와 인간적 요소의 개입 때문입니다. 

첫째, 번역은 필연적으로 원문의 의미와 뉘앙스를 완벽히 재현할 수 없습니다. 언어마다 고유한 문법, 어휘, 문화적 맥락이 존재하기 때문에, 헬라어나 히브리어 원문의 세밀한 표현을 다른 언어로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히브리어의 다층적 의미를 가진 단어가 영어나 한국어로 단일한 어휘로 번역될 때, 원문의 풍부한 뉘앙스가 손실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번역의 한계는 번역본이 원문의 무오성을 그대로 보존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둘째, 번역 과정에는 인간적 해석이 필연적으로 개입됩니다. 번역자는 원문의 의미를 해석하고, 이를 목표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선택을 내립니다. 이러한 선택은 번역자의 신학적 배경, 언어적 능력, 문화적 이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번역본은 원문의 “완벽한 영감”을 직접 반영하기보다는, 원문에 충실하려는 인간의 해석적 노력의 결과물로 간주됩니다. 이는 번역본이 신뢰할 만한 자료일 수는 있으나, 원문과 동일한 신적 무오성을 지닌다고 주장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셋째, 현재의 성경 번역은 원본이 아닌 사본(manuscripts)을 기초로 합니다. 원본 성경은 시간이 지나며 소실되었고, 오늘날 학자들이 사용하는 헬라어와 히브리어 텍스트는 다양한 사본을 비교·분석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사본들 사이에는 미세한 차이가 존재하며, 학자들은 가장 원문에 가까운 텍스트를 추정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사본의 다양성은 특정 번역본을 무오하다고 단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번역본은 원문의 무오성을 완전히 계승할 수 없으며, 그 권위는 원문에 비해 상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3. 신학계의 견해와 예외적 주장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을 지지하는 보수적 신학자들과 교단들은 원본과 번역본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이들은 성경의 원본에 무오성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며, 번역본에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시카고 성경무오설 선언(Chicago Statement on Biblical Inerrancy, 1978)은 성경의 무오성이 원본에 한정된다고 명시하며, 번역본은 원문의 의미를 충실히 전달하는 도구로 간주합니다. 이는 주류 신학계의 일반적 입장입니다.

그러나 일부 극단적 근본주의 그룹은 번역본에 무오성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영어 킹제임스성경(KJV)을 유일한 무오한 성경으로 간주하는 “KJV Only” 운동이 있습니다. 이들은 KJV가 원문보다 더 권위 있는 텍스트라고 믿으며, 다른 번역본을 배척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학문적·신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주류 신학계에서 소수적이고 이례적인 견해로 평가됩니다.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번역본의 신뢰성을 인정하되, 무오성은 원문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4. 신앙과 연구를 위한 실질적 접근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이 번역본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할 때, 신앙과 성경 연구를 위한 바람직한 접근법은 무엇일까요? 첫째, 가능하다면 헬라어와 히브리어 원문을 참고하여 원래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원어 연구는 성경 본문의 깊은 뉘앙스와 의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둘째, 다양한 번역본을 비교하며 원문의 의미에 접근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의 NIV, ESV, NASB나 한국어의 개역개정, 새번역 등을 대조하면 본문의 다층적 의미를 더 풍부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셋째, 번역본이 인간의 해석적 선택을 포함하고 있음을 겸손히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성경을 신뢰하면서도 그 한계를 인식하는 균형 잡힌 자세를 제공합니다.

결론: 원문의 권위와 번역의 신뢰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은 성경의 신적 권위와 무오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신학적 교리입니다. 그러나 이 교리들은 헬라어와 히브리어로 기록된 성경의 원본에만 적용되며, 번역된 성경에는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번역의 불가피한 한계, 인간적 해석의 개입, 사본의 다양성 등은 번역본이 원문의 무오성을 온전히 계승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주류 신학계는 번역본을 신뢰할 만한 신앙의 도구로 받아들이되, 무오성은 원문에 한정된다고 분명히 구분합니다. 신앙인과 연구자는 원어 연구, 번역본 비교, 겸손한 해석을 통해 성경의 진리를 탐구하며, 원문의 신적 권위와 번역본의 실질적 신뢰를 균형 있게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성경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하나님의 진리를 더욱 충실히 따르는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