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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강한 율법주의는 꾸란으로 인함인가?

by modeoflife 2025. 2. 25.

 

이슬람교는 흔히 강한 율법주의를 지닌 종교로 인식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율법주의는 과연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꾸란은 무슬림들에게 매우 중요한 성서이지만, 실제로 이슬람 법체계가 형성되는 과정은 꾸란뿐만 아니라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하디스, 예언자의 관행을 의미하는 순나, 그리고 이를 해석하고 체계화한 이슬람 법학(피끄, Fiqh) 전통의 종합적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 꾸란에 나타난 법적 구절의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의 10%에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약 200~500구절 정도가 법률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추산하는데, 이 구절들은 주로 식(食) 규정이나 결혼·이혼, 유산 분배, 범죄에 대한 처벌 등과 같은 생활 규범을 다룹니다. 그러나 꾸란 전체를 놓고 볼 때는 특정 조항보다도 신앙(이만)과 예배(이바다), 윤리적·도덕적 지침, 그리고 하나님(알라)의 유일성과 자비를 강조하는 구절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꾸란만으로는 이슬람의 율법주의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슬람의 율법적 성격이 구체화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하디스와 순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하디스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모은 기록으로서, 꾸란에 언급된 규범을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지침을 제공해 줍니다. 예를 들어 예배(살라트) 절차나 이자(리바) 금지, 형벌의 구체적인 적용 등은 꾸란에 간략히 언급되어 있더라도 하디스에서 자세히 다뤄집니다. 또한 예언자의 관행으로 불리는 순나는 무함마드가 공동체(움마)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했는지 보여 주며, 초기 이슬람 사회에서 실제로 적용되었던 생활 규범과 제도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이슬람 법학자들(울라마)이 하디스와 순나를 체계화하고 해석한 것이 바로 이슬람 법학(피끄)입니다. 기원후 8~9세기경부터 여러 학파(마드합)가 등장하며, 법적 조항들이 더욱 세밀하고 정교하게 발전하였습니다.

나아가 샤리아(Sharīʿah), 곧 ‘하나님의 정한 길’을 의미하는 이슬람 법은 서구적 의미의 교회법과 달리 정치·사회·가정 등 공동체 전반에 적용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슬람 세계는 종교적 권위와 사회·정치 질서가 긴밀하게 연결되었으며, 종교법이 실제 통치의 원리로 작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율법주의가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꾸란만의 영향이라기보다, 하디스와 순나에 근거한 생활 규범이 제도화되고, 지역별·시대별 상황에 따라 다양한 관습과 해석이 결합하면서 하나의 종합적 법체계를 이루게 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슬람이 강한 율법주의로 보이는 이유는 꾸란에서 일정 부분 비롯된 점도 있지만, 실제로는 하디스와 순나의 구체적 지침, 그리고 후대 법학 전통을 통해 생활 전반에 적용되는 법체계가 형성된 데에 더 큰 원인이 있습니다. 꾸란은 이슬람 신앙과 윤리에 대한 핵심적 가르침을 제공하고, 하디스와 순나가 이를 실제 삶에 구체화하면서 법학이 발전했기에, 오늘날 이슬람을 율법적인 종교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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