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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향연(Symposium)에서 설명하는 에로스(Eros)

by modeoflife 2024. 9. 26.

Pietro Testa (1611–1650): The Drunken Alcibiades Interrupting the Symposium (1648)


플라톤의 향연(Symposium)에서 설명하는 에로스(Eros)  

지혜로운 여성 디오티마(Diotima)는 플라톤의 향연(Symposium)에서 소크라테스에게 사랑(에로스)의 본질을 가르치는 역할을 합니다. 디오티마는 에로스를 단순한 사랑의 신이 아닌, 중간적 존재로 설명합니다. 그녀에 따르면, 에로스는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결핍과 충만 사이의 중간자(다이몬, Diamon)입니다.

에로스는 자신의 부모인 계략의 신 포로스(Poros)와 결핍의 여신 페니아(Penia)로부터 그 본질을 물려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항상 무언가를 갈망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성취하려는 강한 욕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에로스는 무언가를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간절히 갈망하면서도, 그 결핍을 채우려는 끝없는 노력을 상징합니다. 또한, 에로스는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음모와 계략을 능숙하게 꾸밀 줄 아는 존재입니다. 그의 화살에 맞은 이들은 결핍과 고통, 그리고 굶주림을 느끼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끊임없이 사랑을 추구하는 갈망에 빠지게 됩니다.

- 포로스(Poros): 포로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풍요", "지혜", 그리고 "계략", "교활"을 상징합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나타내며, 부족함을 극복하고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지혜와 전략적인 능력을 지닌 신입니다. 향연에서 그는 결핍을 상징하는 페니아와의 결합을 통해 사랑의 신 에로스를 탄생시킵니다.

- 페니아(Penia): 페니아는 "빈곤", "결핍", 그리고 "가난"을 상징하는 여신으로, 부족함에서 비롯된 욕망과 갈망을 나타냅니다. 그녀는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추구하는 존재를 상징하며, 이는 단순히 물질적 결핍뿐만 아니라 지식, 사랑, 아름다움 같은 정신적 영역에서의 결핍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페니아는 결핍이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고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상징합니다.

디오티마의 설명에서 에로스는 지혜와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갈망과 추구의 상징이며, 단순히 육체적 욕망을 넘어서 정신적·철학적 차원의 사랑을 의미합니다. 이는 인간이 진리와 아름다움, 궁극적으로는 이데아(이상적 아름다움과 진리)를 향한 여정을 상징하는 사랑의 힘으로, 에로스는 우리를 더 나은 지혜와 미의 세계로 이끌어 가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디오티마가 소크라테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향연의 내용 일부 발췌합니다

그녀가 말했네. '그건 꽤 긴 이야기이지만 그대에게 들려줄게요. 아프로디테가 태어났을 때 신들이 잔치를 벌였는데, 그들 중에는 메티스의 아들 포로스도 있었어요. 식사가 끝나자 잔치 때면 으레 그러하듯 페니아가 구걸하러 와서 문간에 서 있었답니다. 포로스는 넥타르에 - 그때는 포도주가 없었으니까요 - 취해 제우스의 정원으로 들어가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어요. 그러자 방편이 없던 페니아가 포로스의 아이를 갖기로 작정하고는 포로스 옆에 누워 에로스를 잉태했지요. 에로스가 아프로디테의 추종자이자 시종이 된 것은, 에로스가 아프로디테의 생일잔치 때 잉태된데다 본성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자인데, 아프로디테가 아름답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에로스는 포로스의 아들이지만 페니아의 아들이기도 하여 다음과 같은 처지에 놓였어요. 첫째, 에로스는 언제나 가난하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부드럽고 아름답기는 커녕 사실은 딱딱하고, 거칠고, 맨발이고, 집도 없어요. 거적도 없이 늘 맨땅에서 자며, 대문 밖이나 길바닥에서 노숙합니다. 어머니의 본성을 타고난 그에게는 늘 결핍이 따라다니기 때문이지요. 그런가 하면 또 에로스는 아버지를 닮아 아름다운 것들과 좋은 것들을 얻을 방편을 마련해요. 용감하고, 대담하고, 활기차고, 영리한 사냥꾼이고, 언제나 계략을 꾸미고, 지식을 열망하고, 재간이 좋고, 평생 동안 지혜를 사랑하며, 영리한 마술사이고, 약초 다루기와 언변에도 능하지요.

에로스는 불멸의 존재도 아니고 필멸의 존재도 아니에요. 단 하루 사이에 때로는 방편이 강구되어 번창하며 생을 구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죽어가기도 하지만 그러다가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본성 덕분에 되살아나지요. 그러나 그분이 강구한 방도는 늘 썰물처럼 빠져나가지요. 그래서 에로스는 어느 때든 방편이 없지도 않고 부유하지도 않아요. 또한 그분은 지혜와 무지의 중간에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신들 가운데 지혜를 사랑하거나 지혜로워지기를 원하는 분은 아무도 없어요. 신들은 이미 지혜로우니까요. 그 밖에 어느 누구도 이미 지혜로우면 지혜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런가 하면 무지한 자들도 지혜를 사랑하지 않고 지혜로운 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아요. 무지의 문제점은 다름 아니라 아름답지도 훌륭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은 자가 그러한 자기에게 만족하는 것이지요. 자기에게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을 원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에로스의 부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

에로스의 부모에 관한 이야기는 다양한 그리스 신화에서 여러 버전으로 전해지며, 각 버전에서 에로스의 기원과 본질이 다르게 묘사됩니다. 대표적인 이야기 외에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1. 포로스와 페니아의 아들 (플라톤의 향연)


플라톤의 "향연"에서 에로스는 풍요의 신 포로스(Poros)와 결핍의 여신 페니아(Penia)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로 설명됩니다. 이 버전에서 에로스는 결핍과 충만의 중간적 존재로, 항상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추구하는 성격을 지닌 사랑의 신입니다. 에로스는 결핍에서 비롯된 욕망과 그 욕망을 성취하려는 노력의 상징으로 해석되며, 플라톤은 이를 통해 사랑이 진리와 아름다움을 향한 끝없는 추구라는 철학적 개념을 설명합니다.

2.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아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버전 중 하나는 사랑의 신 에로스가 아프로디테(미의 여신)와 아레스(전쟁의 신)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이 버전에서 에로스는 사랑과 전쟁의 결합으로 태어난 존재로, 사랑의 열정과 격렬함을 상징합니다. 아프로디테는 사랑과 미를 상징하며, 아레스는 강렬한 힘과 전쟁을 상징하기 때문에, 에로스는 사랑의 강렬한 힘과 충동적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해석됩니다.

3. 카오스의 자식


또 다른 고대 신화 버전에서, 에로스는 카오스(혼돈)에서 태어난 원초적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에로스가 우주가 창조되기 전 혼돈에서 태어난 원초적인 사랑의 힘으로, 세상에 질서와 조화를 불러일으키는 근본적인 원동력으로 여겨집니다. 이때 에로스는 인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우주의 창조적 에너지를 상징하는 신으로 등장합니다.

4. 아프로디테와 헤르메스의 아들


일부 신화에서는 에로스가 아프로디테와 헤르메스(전령의 신, 지혜의 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등장합니다. 이 경우 에로스는 사랑의 미와 지혜를 동시에 상징하는 신이 되며, 인간의 사랑이 단순히 육체적 욕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교감과 지혜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상징성을 부여받습니다.

5. 아프로디테 혼자서 낳은 아들


다른 전승에서는 에로스가 아버지 없이 아프로디테 혼자 태어났다고도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에로스가 순수한 사랑의 힘만을 나타내는 신으로 해석되며, 다른 신들처럼 복잡한 기원이나 상징보다는, 사랑의 순수성과 강력함을 강조합니다.

6. 니케와 제우스의 아들


소수의 전승에서는 에로스가 승리의 여신 니케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는 이야기도 존재합니다. 이 경우 에로스는 사랑이 승리하는 힘으로 상징되며, 사랑이 궁극적으로 인간과 신들의 삶에서 승리하고 우위를 점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결론:

에로스의 부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 에로스의 본질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포로스와 페니아의 버전이 철학적이고 상징적이라면,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버전은 보다 전통적인 사랑과 전쟁의 결합을 나타내며, 각 버전은 에로스를 사랑의 복합적 본질을 상징하는 신으로 다르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 에로스의 사다리: 플라톤 철학에서 사랑의 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