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도서 "역사적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의 목적과 구성

modeoflife 2025. 4. 7. 18:18

 

신약성경은 인류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문헌이다. 그러나 그 메시지는 1세기의 신화적 세계관 속에 갇혀 있으며, 현대인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과학과 합리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기적과 부활, 초자연적 개입의 이야기를 문자 그대로 믿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다. 그렇다고 신약성경을 고대 유물로 치부하고 외면할 수는 없다. 그 안에는 인간 실존의 근본 질문—죽음, 죄, 의미—에 대한 응답이 담겨 있다. 루돌프 불트만은 신약성경의 신학적 핵심을 현대인의 실존적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고자 했다. 이 책의 목적은 신약의 신화적 언어를 비신화화(Demythologization)하여,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말을 걸 수 있는 실존적 메시지임을 드러내는 데 있다.

현대인은 신약성경과 거리를 느끼지만, 그 거리는 단순히 시대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신앙이 신화적 형식에 얽매여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의 실존과 분리시키는 데 있다. 불트만은 신약성경을 역사적 기록이나 초자연적 사건의 보고서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초기 교회의 케리그마(Kerygma), 즉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구원 선포를 증언하는 문헌이다. 이 책의 목표는 신화적 껍질을 벗기고, 그 안에 담긴 실존적 초대를 현대인이 자신의 삶 속에서 마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신앙은 초월적 사건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하며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는 결단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신앙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과 결론으로 구성되며, 신약 신학을 비신화화의 렌즈로 재해석하는 체계적 여정을 제시한다. 각 장은 신약성경의 신화적 구조에서 출발하여, 그것이 현대인의 실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단계적으로 드러낸다. 아래는 그 구성이다.

제1장: 신약 신학과 비신화화의 도전에서는 신약성경의 신화적 세계관을 분석하고, 현대 세계관과의 충돌을 진단한다. 신화란 무엇이며, 비신화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의하며, 실존주의와 해석학의 철학적 기반을 소개한다. 이는 이후 장들의 이론적 토대가 된다.

제2장: 역사적 예수와 케리그마의 관계는 역사적 예수 연구의 한계를 비판하고, 초기 교회의 케리그마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탐구한다. 나는 역사적 예수보다 신앙의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며, 복음이 현대인의 실존적 결단으로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논한다.

제3장: 복음서의 실존적 메시지에서는 공관복음서와 요한복음의 신화적 내러티브—기적, 부활, 십자가—를 비신화화하여, 그것이 인간 존재의 위기와 자유를 어떻게 조명하는지 살펴본다. 구체적 사례를 통해 실존적 해석의 실제를 보여준다.

제4장: 바울 서신의 실존적 신학은 바울의 십자가와 부활, 율법과 은혜, 새로운 존재의 주제를 실존적으로 재해석한다. 바울의 케리그마가 현대인에게 자유와 책임의 복음으로 어떻게 들릴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제5장: 신앙의 본질과 현대적 적용에서는 신앙을 경험과 결단의 통합으로 정의하고, 하이데거의 실존 개념을 통해 불트만 신학의 철학적 뿌리를 조명한다. 교회와 공동체의 실존적 의미를 재정의하며, 신화적 신앙에서 실존적 신앙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결론에서는 이 책의 신학적 기여와 한계를 정리하고, 현대 신앙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신약 신학과 자신의 실존 사이에서 지속적인 대화를 시작하게 한다.

이 책은 신약성경을 단순히 고대 텍스트로 남겨두지 않고, 현대인의 삶 속으로 가져오려는 시도다. 비신화화는 신약의 메시지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방시켜 오늘의 우리에게 새롭게 말하게 한다.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신약성경을 역사적 유물이 아닌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만나기를 바란다. 신앙은 과거의 사건을 믿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 앞에 서는 결단이다. 이 책은 그 결단의 장을 열고자 한다.

 

# 역사적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 – 루돌프 불트만 관점의 신약 신학